문제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해결 수단을 오히려 축소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최근 서울시에서 양방향에서 징수하던 남산터널 통행료를 한 방향에서만 징수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인데요. 이에 대해 교통 혼잡 및 대기오염 문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반쪽 혼잡통행료'를 택한 서울시의 결정은 기후대응 역행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위클리어스에서는 '서울시의 남산터널 한 방향 혼잡통행료 면제 결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서울시는 1996년 11월부터 남산 1,3호 터널에 혼잡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는 급증한 자동차 통행량으로 인한 도심 차량 정체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도입 초기 혼잡통행료는 지금과 동일한 2000원으로 당시 물가를 고려할 때 비싸다는 시민들 불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혼잡통행료 시행 이후 통행량이 24% 개선되고, 통행속도도 80% 빨라지며 공기질도 크게 개선되는 등 효과적이었습니다.
이후 약 27년간 혼잡통행료는 양방향에 대해 2000원 부과로 유지되었으나, 2022년부터 폐지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시의회에서 발의된 '혼잡통행료 폐지 조례안'은 혼잡통행료의 효과가 시행 초기 대비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 제기 후 1년 만에 서울시는 한 방향에만 혼잡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을 결정했습니다.
혼잡통행료의 효과는?
혼잡통행료 징수·미징수 시 남산터널 통행량 비교 (출처: 픽사베이)
서울시는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2023년 3월부터 5월까지 2개월 동안 혼잡통행료 징수 중단 시 통행량 영향을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강남 방향 통행료를 면제했을 때 남산터널 이용 교통량이 5.2% 증가(약 4000대)했습니다. 양방향 통행료를 모두 면제했을 때는 남산터널 이용 교통량이 12.9% 증가(약 1만 대)했습니다.
서울시는 이를 바탕으로 징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도심 방향 차량에만 혼잡통행료 징수를 결정했습니다. 강남 방향 통행료 면제 시에도 교통량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상대적으로 효과가 적다며 면제를 결정한 것입니다.
서울시의 '반쪽 혼잡통행료' 결정에 대해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서울 도심의 교통혼잡은 매우 심각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혼잡통행료 부담을 줄여주는 건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겠다는 제도 취지와는 반대인 '거꾸로 정책'"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진희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시가 교통정책 측면에서 가장 의미없는 대안을 선택한 것"이라며 "한 방향만 받는 것으로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혼잡통행료 관련 민원을 다소 줄이는 것 말고는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해외는 어떨까?
남산 터널 톨게이트 (출처: JTBC, 연합뉴스)
상대적인 효과가 적다고 '반쪽 혼잡통행료'를 택한 서울시의 결정은 교통 수요 정책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작년 12월 진행된 혼잡통행료 공청회에서 서울연구원은 도심 방향 차량에만 혼잡통행료 부과 시 3000원 이상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제언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징수구역 확대, 요금인상에 대한 명확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혼잡통행료 일부 폐지하는 후퇴를 결정했습니다.
서울시 심화되는 도심 교통 혼잡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반쪽 혼잡통행료'와 같은 정책은 오히려 자가용 사용 대비 대중교통 이용의 유인을 줄이는 것으로 퇴보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서울시는 교통 체증 해결을 통한 시민 편리성 제고와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혼잡통행료 정책을 강화하고 명확한 대중교통 정책 로드맵을 발표해야 할 것입니다.
> 3줄 요약 <
👆. 서울시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강남 방향 징수 폐지 결정😨
✌️. 강남 방향 혼잡통행료 폐지 시 남산터널 교통량 5% 증가 예상
👌. 교통 체증 해결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혼잡통행료 정책 강화 및 명확한 대중교통 정책 로드맵 발표 필요!
월간 『함께사는 길』 최신호
✍️ 『함께사는길』은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활동을 하는 월간 환경잡지입니다. 우리 사회와 한반도, 그리고 국경을 넘어 환경을 지키는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라져 버리기에는 너무도 안타까운 생태계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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