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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6 뜨거운 선거는 가고 남은 건 쓰레기지만
한 눈에 보는 주간 환경 이슈
2020. 4. 17.
#056 뜨거운 선거는 가고 남은 건 쓰레기지만
한 눈에 보는 주간 환경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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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에 보는 주간 환경 이슈
뜨거운 선거는 가고 남은 건 쓰레기지만
안녕하세요. 위클리어스 라디입니다🌻
오늘은 불과 이틀 전, 15일에 실시된 제 21대 총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 19로 이례적인 '방역투표'가 이뤄졌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도 66.2%라는 놀라운 투표율을 기록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기후위기 대응 및 환경 공약에 대한 유권자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환경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모순적으로, 선거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역대급으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발생했습니다. 대부분의 선거 용품은 재활용마저도 어렵게 제작되기에, 선거에 쓰이는 자원의 양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방역선거를 위해 처음 등장한 일회용 비닐장갑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처음으로 투표하는 모든 사람들의 양 손에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사용된 일회용 비닐장갑은 63빌딩 7개 높이(1716m)를 넘어섰을 정도라고 합니다. 길게는 5분 남짓 쓰고 버려진 이 일회용 비닐장갑은 안전 상의 문제로 전면 소각이 결정되었습니다.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한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 ‘비거니즘을 온 대학에’라는 대학동아리연합은 4월 1일 “4.15 총선에 사용되는 63빌딩 7개 높이 분량의 위생장갑을 자연분해(생분해) 위생장갑으로 우선 사용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을 넣었습니다. 또한 환경운동연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모든 유권자에게 일회용 비닐장갑을 배부하는 것은 일회용품 쓰레기를 대량 발생시키는 행위이며…그동안의 사회적 노력에 반한다…. 부득이하게 비닐장갑 사용 시 일반 비닐장갑이 아닌 생분해성 비닐장갑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했지만 결국 아무런 답변 없이 선거가 마무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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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곤란, 폐현수막
폴리에스터의 재질에 인쇄하는 현수막은, 제작시 잉크가 묻어나올 수 있어 재활용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재활용을 하더라도 상품의 질이 떨어지기에 수요처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선거철에 사용된 현수막의 대부분은 소각처리가 되었고, 이 과정에서 다이옥신과 같은 유해물질이 배출된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2018년 3월, 국회는 선거운동 자유의 확대를 목적으로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며, 후보자는 해당 선거구 내 읍면동 수의 2배 이내에서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이번 총선에서 제작 가능한 현수막 총수량은 지난 총선에 비해 두 배 증가했습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현수막 제작과 수거 비용이 35억에 달했고,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현수막도 33.5%밖에 재활용 하지 못한 상황인데도 말입니다. 
선거 후 폐기되는 현수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환경부는 9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선거용 인쇄물 분리배출 및 폐현수막 재활용 지침’을 통해, 각 지자체에게 현수막을 철거한 후 수거를 요청해서, 폐현수막을 생활자원회수센터에 보내 재활용을 최대한 지원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 19대, 20대 총선에서도, 서울시에서 각 구에 폐현수막 제공에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강제력이 없어 현수막 대부분은 폐기된 것을 보면, 해당 지침이 폐현수막 활용도를 얼마나 높일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종이 인쇄물, 사라진 나무 23만그루
코로나 19로 인해 종이 인쇄물이 기존 선거에 비해 적게 사용될 것이라는 예측이 무색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종이가 사용되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사용된 투표용지와 선거공보·벽보를 위해 베어진 나무만 총 23만4900그루, 종이 무게로만 1만3820t에 육박합니다. 

- 역대급 길이의 투표 용지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유난히 긴 비례대표 용지가 눈에 띄었는데요, 총 35개 정당이 출마하면서 비례대표 용지는 무려 48.1cm로 역대 최장 길이였다고 합니다. 투표용지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총 8700만 장이 제작되었고, 모두 쌓으면 에베레스트산 높이(8,848m)와 비슷합니다. 
투표용지는 잉크의 번짐방지와, 전자개표 시에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 납품규격이 의무화되며, 우리나라 2개 제지사만이 납품하고 있습니다. 한솔제지는 30%-50% 비율의 재생원료 종이를, 무림제지는 저탄소인증을 받은 종이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 선거벽보 64만부, 선거공보 4억 5000만부
이번 선거를 위해 제작한 64만 부의 선거벽보와 4억5000만 부의 선거공보의 무게는 1만3534t에 이릅니다. 투표용지와는 다르게 선거벽보와 선거공보물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습니다. 그래서 후보자가 특별히 재생종이를 찾지 않는한 인쇄소에서 선택한 종이를 사용하는 상황이지만, 일반 종이에 비해 가격이 비싼 재생종이를 굳이 선택하는 후보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선거에서 사용되는 종이 인쇄물을 재생용지로 무코팅하여 제작하도록 하는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지난 2010년 환경부의 발표에 의하면 1톤의 폐지를 재활용할 경우 CO₂ 1,070 kg, 대기오염물질 약 95% 저감, 물과 전력의 28-70%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으로는, 선거공보물을 일부 온라인으로 대체함으로 종이의 사용이 최소화되어야 합니다. 선관위 홈페이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여러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정보의 접근성을 개선시킴으로 현재와 같은 과도한 선거공보 발송을 줄여야합니다.

매 선거 때마다 선거 폐기물에 대한 심각성이 제기되어 왔음에도, 20년 전과 비교할 때 크게 개선된 것이 없습니다. 더 이상 재활용에만 초점을 맞추는게 아니라 자원 낭비 자체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노력해야합니다. 또한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최소한의 인쇄물 및 현수막에는 친환경 재질을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제는 친환경적 선거 문화가 자리잡아야 할 때입니다.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위한 제도를 만듦으로서 2022년 선거에서는 국민 모두가 선진화된 선거문화를 경험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3줄 요약 <
☝. 이번 총선에서 역대급의 선거 폐기물 발생! (일회용 비닐장갑, 현수막, 종이 인쇄물 등)
✌. 재활용할 수 없는 재질로 만들어져서 대부분은 재활용 불가, 소각처리
👌.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재활용 가능한 홍보물 제작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불필요한 자원의 낭비 최소화 할 것!

같이 읽어 볼 거리
폐기물대란 막아라! 재활용 안전화 추진
환경부는 지난 12일,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재활용시장을 위한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것을 밝혔습니다. 공동주택 수거업체에 매각하는 재활용 품목 가격 조정을 추진하고, 수거업체가 재활용품을 회수할 경우 공동주택에 지불하는 대가에 가격하락이 반영되는 가격연동제를 추진하는 등 지자체가 나서 공동주택과 수거 업체 간의 단가 조정 등의 추진 계획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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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으로 고래 만나기🐳  
신비 하기도 귀엽기도 한 고래. 하지만 인간으로 인해 다양한 고통을 받고 있어요. 다른 장소에서 같은 시간 같은 영화를 보고, 함께 온라인 상에서 고래가 처한 현실과 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해양포유류법 제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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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어가며 준비해요!
서울에서만 연평균 200여개의 행사가 진행되는데요. 한 축제의 경우 쓰레기 처리비용이 무려 1,500만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행사가 중지된 이 때 지구를 위해 1회용품 없는 행사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으로 삼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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